poet
송승언, 먼저 본 일에 대한 변명함
Danao
2019. 2. 22. 07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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풀 무덤 위로 뛰어오르는 평화로운 개구리를 보는 유령
망연, 이라고 발음하다가
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유령
사랑을 잃고 허허로워 호수 수면에 떠오른 유령
빈집 뒤뜰에 무성한 파꽃을 정오 내내 가만히 바라보던 유령
아무것도 안 나오는 텔레비전을 보던 유령
그 유령이 당신의 인생이었다
때때로 당신은 인생을 버리고 살기도 했다
버린 것을 주워 푹푹 삶으며 살기도 했다
유령에 대해서 쓰지는 말아야지 생각했지만
생각만으로는 되는 게 없었다
나는 그저 유령이었고
그건 내가 아닌 당신의 인생이었으니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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