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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et

이정하, 나무와 비

by Danao 2019. 2. 1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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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랜 가뭄 속에서도 메말라 죽지 않은 것은
바로 너를 기다리기 때문이다.
수많은 나뭇가지와 잎새를 떨궈내면서도
근근히 목숨줄을 이어가는 것은
언젠가 네가 반드시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.

그대여, 지금 어디쯤 오고 있는가.
껍데기가 벗겨지고 목줄기가 타는 불볕 속에서도
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도 가시지 않은 나는,
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이 자리에 서 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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