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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et

김경미, 지구의 위기가 내 위기인가

by Danao 2019. 1. 2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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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구가 내 이름을 아는가
날 좋아하는가
나 때문에 비 오는 날 잠 못 이룬 적이 있는가

날 환영했는가
날 쓰레기 취급하지 않았는가

내가 더 잘나야 하는가
더 잘해주어야 하는가

지구가 좋아한 사람은 따로 있지 않았던가
기준이 공정했던가
급하니 찾는가

삐뚜름히 서서 밤의 지구 위 별을 본다
별이라는 우산
폭우 쏟아질 때 씌워주던 긴 손목
아무에게도 할 수 없던 얘기
귀에 손을 모았다 덮었다 하며 들어주던
무한한 경청

왜 그러는가
별은 또 내게 왜 주는가
언제 무엇으로 다 갚으라고
무한대의 빚부터 안기우고 시작하는가

처음부터 위기에 묶어두는가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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