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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면서 누구나
하루에 몇 번을 뒤척입니다
내가 뒤척일 적마다
누군가는 내 뒤척이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
지구의 저 가장 안쪽 중심에는 무엇이 있습니까
자면서 여러 번 뒤척일 일이 생겼습니다
자다가도 가슴에서 자꾸 새가 푸드덕거리는 바람에
가슴팍이 벌어지는 것 같아
벌떡 일어나 앉아야 죽지을 않겠습니다
어제는 오늘은 맨밥을 먹는데 입이 썼습니다
흐르는 것에 이유 없고
스미는 것에 어쩔 수 없어서
이렇게 나는 생겨먹었습니다
신(神)에게도 신이 있다면 그 신에게 묻겠습니다
지구도 새로 하여금 뒤척입니까
자다가도 몇 번을
당신을 생각해야
이 마음에서 놓여날 수 있습니까
이병률 시집 《바다는 잘 있습니다》
(문학과지성사, 2017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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