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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랜 길가에 서면 간절하게 밀려오는 사람
비가 내려야 온몸 젖어가는 것은 아니다
나 떠나온 많은 날에도 잠들지 않고
천천히 아주 깊어져서 숲은 잠겨가고
취하지 않고는 갈 수 없다
길 끝에서 돌아오면 산중 가득 눕지 않고 서성이는
어둠들의 그 수목 같은 목 긴 기다림
쓰러지며 내게 안겨 무너져올 파도 같은 울음
차마 볼 수 없어서
서둘러 불 밝힐 수 없어서 발길 돌리면
길은 다시 정처없고
참 아득하다 별들
낡을 대로 이미 바랜 꿈 하나
아름답다 그대만이 나의 그리움이던 목숨이던 날들
갈 곳 없는데 이제 지쳐 돌아갈 수 없는데
왜 나는 아직껏 버리지 못하는 것이냐
비틀거리며 끌어안고
흔들리는 것이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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