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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et

함형수, 해바라기의 비명(碑銘) ― 청년 화가 L을 위하여

by Danao 2019. 1. 14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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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빗(碑)돌은 세우지 말라.
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.
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.
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.
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.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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