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poet

박준, 선잠

by Danao 2019. 5. 2.
반응형

그해 우리는

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

같은 음식을 먹고

함께 마주하던 졸음이었습니다

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

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

발을 툭툭 건드리던 발이었다가

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

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은

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

잠에 든 것도 잊고

다시 눈을 감는 선잠이었습니다

반응형

'poet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김경주, 목련  (0) 2020.02.04
윤병모, 당신과 나의 학이편  (0) 2019.08.25
이희중, 백일홍(百日紅)  (0) 2019.04.04
김양숙, 삼월에 걸려 넘어지다  (0) 2019.03.09
김소연, 한 개의 여름을 위하여  (0) 2019.03.07

댓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