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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et

황동규, 초가

by Danao 2019. 3. 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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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요새 무서워져요. 모든 것의 안만 보여요.
풀잎 뜬 강에는 살 없는 고기들이 놀고 있고
강물 위에 피었다가 스러지는 구름에선 문득 암호만 비쳐요.
읽어봐야 소용없어요. 혀 잘린 꽃들이 모두 고개 들고
불행한 살들이 겁 없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있어요.
달아난들 추울 뿐이예요. 곳곳에 쳐 있는 그물을 보세요
황홀하게 무서워요. 미치는 것도 미치지 않고 잔구름처럼
떠 있는 것도 두렵잖아요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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